1926년 , 1930년 에 이은 아리랑의 세번째 시리즈이다. 당시 동아일보에 게재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.
미친 오빠(영진)를 데리고 의지할 곳 없는 영희는 영진의 소학교 훈도로 있는 김선생을 찾아와서 비누질 품팔이로 겨우 생활을 이어갔다. 그 해 그 근처에는 수리조합 공사가 시작되고 측량하러 온 기사 태준이는 영희의 아름다움을 보고 가까이 하려고 하였으나 양복입은 사람을 싫어하는 미친 영진이 때문에 가까이 할 수 없었다. 그 때에 이 동리로 흘러들어온 엉터리 의생을 태준이가 꾀어 영진의 병을 고친다는 핑계로 영진이를 가두어 버렸다. 거리낄 것이 없게 된 태준이는 그 날부터 자기집처럼 영희의 집을 나들며 영희를 못살게 굴었다. 어느 날 밤 태준이가 혼자 사는 영희의 방으로 뛰어들어 왔다. 죽기를 기쓰고 막았으나 여자 혼자 몸으로 어쩔 수 없었다. 영희는 최후로 식도를 들고 막으려고 하다가 태준이의 실수로 영희가 칼을 맞고 쓰러졌다. 살인한 태준이는 담을 넘어 몸을 감추고, 미친 영진이가 외치는 소리에 동리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. 집에 가 옷을 바꾸어 입고 다시 나타난 태준이는 범행을 김선생에게 밀어버리려고 했으나 때는 늦었다. 현장을 일일이 본 영진이가 뛰어 나와 쫓겨 달아나는 태준이를 지붕에서 죽였다. 두 주검을 앞에 놓고 이 때까지 떠들던 동리 사람들 입에는 말이 끊겼다. (동아일보 1936. 2. 7).
(김광철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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