평범한 사업가로 늘 평범한 출장을 다니는 후안 데우소사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출장 길에서, 옆 좌석 남자가 갑자기 죽은 것을 발견한다. 이로서 출장은 이전과는 다른 여행길이 된다. 죽은 남자의 신원을 사용해 새로운 직업, 새로운 집, 새로운 삶을 가지게 된 것이다. 이제 후안은 자신이 누구인지,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찾아가기 시작하며, 바로 이것이 감독 로테르의 작품에 새겨진 각인과도 같은 주제이다. 진정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후안은 이제 자신의 예전 삶으로 돌아갈 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.
(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)
“그 누구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한다. 왜냐하면 아무도 우리를 모르고, 우리 역시 그 무엇도,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. 그렇다면 이렇게 자유로운 선택의 여지가 열려 있는 마당에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짐을 굳이 져야 할 이유가 있을까? ‘나’라는 특정 개인에 따른 모든 사항을 벗어 버리고 다른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는, 더 나은 길이 있는데 말이다.” – 아리엘 로테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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